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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 생각

이형기 '낙화', 꽃도 낙화 하듯 인생에도 결별이 있다

by SSODANIST 2023.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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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 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 시인은 이 시에서 꽃이 지는 모습에 인간의 삶을 겹쳐 표현함으로써 서정적인 시를 완성했다.

시인은 이 시에서 낙화라는 주제로 인생의 아름다운 이별을 그린다. 피었던 꽃이 지는 것은 꽃이 지닌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인간의 운명 역시 그 자연적 질서를 지극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인식을 담고 있는듯하다.

 

이 시는 ‘낙화’와 ‘결별’의 두 단어 축이 유사성에 의해 결합되면서 시상이 전개된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은 아주 지극히 정산인 자연의 섭리이며 그것은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인것이며 봄에서 가을로 이행되는 계절의 순환 또는 자연의 이치이다.

그러나 그것이 소멸만을 의미하지는 않는것 같다.

 

결국 끝을 시작으로 돌아보면 낙화는 결실을 위한 준비인 것이다.

‘개화→낙화→결실’로 이어지는 변증법적 논리로 자연의 법칙을 그대로 투영하는 것이다. 그 자연의 법칙에 인생의 법칙을 한번더 투사 할 수있다. 우리의  인생도 ‘만남→헤어짐→더 큰 만남' 을 향해 항해하는 것이다. 더 큰 만남을 준비하기 위해 헤어짐은 만남의 시작이 되는 셈이다.

 

꽃이 지는 것 또한 열매를 맺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낙화는 새로움을 위한 성숙한 결별의 의식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성스러운 헤어짐이라도 모든 작별은 결별의 아픔을 동반한다. 이것이 바로 자연이 주는 의미이자 동시에 생명의 유한성이다.

 

시의 제목이자 메인 주제인 쓸쓸한 낙화는 시인의 삶에 대한 인식과 일치 할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삶의 ㅇ니식일지도 모른다.  가야 할 때를 알고서 결별의 의식을 치르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삶의 과제가 아닌가 싶다. 봄날의 격정적인 사랑도 인생도 가을을 향해 지고 있다.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 나의 사랑과 삶을 향한 작별, 그것은 성숙한 태도이지만 그래도 영혼 가득히 차 있는 슬픔이기도 한것이다.

 

이 시는 꽃의 낙화와 인간 삶의 이별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면서, 그것이 자연의 법칙과 인생의 법칙에 따른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 듯하다. 그로 인해 우주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 모두의 영혼이 성숙해지는 것을 희망하는 시인의 인류가가 가득 베어있는 외침이지 않을까? 또한 시인은 꽃의 죽음과 인간의 죽음을 일치시키면서, 죽음이 소멸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고 믿기를 바라는듯 하며, 이별을 통해 사람으로서의 성숙을 이루는것이 가능 함을 이야기한다.

 

시도 잘 모르고 문학에 문외한 이지만 좋아하는 시라 지속 읽다보니 왜 이 시가 한국인의 잠재된 정한과 서정성을 뛰어나게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는지 조금은 알것같다. 인류애가 가득 뭍어 있는 따뜻한 글이자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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