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7부 티셔츠에 위에 얇은 반팔 조끼를 레이어드 했는데
조금 걸었는데 상체에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이젠 청바지도 긴팔 티셔츠도 모두 정리해서 넣어야겠다.
올 여름 무더위가 대단 할 거라는 예측이 많았는데
벌써 시작인 것을 보니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거라는
예보가가 벌써 무섭기까지 하다.
벌써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업무가 어려울 것 같은 날씨다.
https://www.4th.kr/news/articleView.html?idxno=2054562
작년여름 '우린 지금 남은 인생의 가장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라고생각하자
그리고 '이 시원함을 즐기자'라고 주위에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현실이 되고 있다.
어쩌면 인류가 변화하지 않고 아무런 노력도 없이
현재의 생활 패턴을 이어 나간다면
남은 인생에 이제 다시는 올해보다
더 시원한 여름을 마주하지 못할 것이고
더 추운 겨울이 안 올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영화투모로우에서 처럼 지구 온난화는
지구를 다시 빙하기를 돌려 놓을지도 모르고
2012 에서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지진, 화산 폭발, 거대한 해일 등 각종 자연재해들이 발생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최후의 순간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주어진 것을 최대한 아끼고 감사하며
더 이상 대자연과의 대립은 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자연과 우주의 규모로 보면 인류는 정말
하찮고 작은 존재일 것이다.
잠시 빌려 쓰는 자연과 환경을 잘 쓰고
다시 후대에 물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이 소중한 것들을 잘 보존했으면 한다.
나부터 작은 것이라고 실천하자.
오후에 외부 미팅이 있었다.
먼 거리가 아니라 생각하고 걸어갈까 했으나
또 지도를 보니 걸어 갈 거리는 아니었다.
택시를 타려니 비용이 이상하게 아까웠고
날씨도 좋겠다 오랜만에 버스를 탔다.
세관에서 압구정을 거치고 성수대교를 건너
서울숲을 지나 마장동을 지나쳐 경동시장까지 같다.
차 밖으로 보이는 모습들이 늘 새롭고 에너지 넘친다.
예전부터 버스 타는 것을 좋아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건물들 차량들
모두 새로움 감각과 느낌을 선사하는 그 순간이 너무 좋다.
오늘 역시 그랬다.
버스를 타기 위해 더운 거리를 걸어야 했고
도착해서 또 걸어가야 했다
거의 30도에 육박하는 날씨가 덥기는 했지만
그래도 처음 가보는 골목과 그 길들이 정겹고 너무 좋았다.
가장 놀란 것은 청량리역 근처에 들어선 아파트 숲 이었다.
거의 50층은 되어 보이는 마천루들을 보니
정말 오랜만에 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용적률이 991%로 건축 초기부터 화제가 되었었는데
지나가다 보니 지하주차장이 지하 8층까지 있었다.
https://realty.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1/24/2024012402593.html
다른 건 잘 모르겠는데
기우겠지만 화재에는 정말 취약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천루 옆에는 오랜 시간 그 자리에 있던
청량리 수산시장이 그전 그 모습 대로 있었다.
주위를 지나가니 진한 생선 비린내가 났다.
날씨가 더워져서 좀 엮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것이 사람 사는 냄새 아니던가?
이렇게 도시의 모든 장소가
신구가 함께 하는 모습으로
예전 것들과 새로운 것들이 같이 동상이몽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발전되는 것을 그 누가 싫어하겠는가?
다만 공존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모습이 그려지길 바라볼 뿐이다.
오랜만에 저녁약속이 있었다.
그런데 얼굴이 밝지 못하다.
고민이 있고 걱정이 있고 우려가 섞여있는 표정들
그리고 말에서 느껴지는 아쉬움들
누가 모르겠는가? 이제는 느낌으로 알 수 있다.
투자시장도 얼어있고 회사도 좋은 상황이 아니니
모두 그런 표정을 하고 그런 어조의 말이 나왔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 마음 아프고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마냥 동조할 수 없고 동의할 수 없다.
난 그런 사람이 되어 있었다.
힘들어도 힘들면 안 되고
어려워도 어려워하면 안 되며
풀 수 없는 문제가 있어서도 안 되는
존재하지만 최대한 무색무취의 사람으로
누군가에게 할 수있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
그것이 내가 할 역할이었다.
어쩌면 동조하며 목청높이고 함께하는 것이
더욱 쉽고 단순했던 것 같다.
갑자기 세상 참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이겨내고 또 정상화를 위해 정진해야 한다.
그것이 내가 할 일이고 이 자리에 있는 이유였다.
다독이던 열정을 주던 공감을 시키던
나는 내 할 일을 해야 한다.
이제 내려 놓는 것도 마음대로 못하는 처지라니...
촛불이 언제 꺼질지 모른다.
하지만 켜져 있는 이상 끝까지 태워보겠다고 다짐해 보았다.
빨리 모두 웃으며 즐기면 다시 자리하고 싶다.
소주 한잔이 간절한 순간이었지만
또 그만큼 이 금주를 이어나가겠다는
마음 또한 더욱 간절한 순간이기도 했다.
답답한 마음 풀길이 없지만
오늘보다 조금만 더 발전한 내가 되어
내일은 다른 이들의 답답함을 풀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마음먹어 본다.
금주는 이렇게 또 하루 추가 되었다.
걱정도 많고 우려도 있지만
아직 살아있고
두 다리 멀쩡하지 않은가
푹 쉬고 또 뛰어보자.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뜨고 우리를 비출 것이고
우리는 조금씩 앞으로 나갈 테니까
모두의 힘찬 인생에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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