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몇 일째 무기력이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화요일도 멍하니 책을 보는 둥 마는 둥 앉아 있다가
새벽 4시가 다되어 술기운을 빌려 잠시 잘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냥 받아드리기로 해본다.
물에 빠졌을때 그 위기를 벗어나려고 허우적거리면
힘이 더 빠지고 더 빠르게 물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럴 때는 온몸에 힘을 빼고 하늘을 응시한 채
가만히 있으면 된다.
비슷한 기분이다.
알 수 없는 이유를 알아내려
안 그래도 좋지 않은 머리를
나름대로 돌려보려고 하니
더욱 머리가 복잡할 뿐이고
빠르게 찾아온 과부하 덕분에
또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그냥 두자.. 내버려 두자.. 돌아온다.
https://v.daum.net/v/20241008211244258
오늘은 578돌 한글날이다.
모두 다 알고 있듯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1446년에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반포한 날로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종대왕의 성덕과 위엄을 기리기 위해 지정된 기념일이다.
그런데 신기한 사실은 첫 행사 때는 훈민정음이 아닌
조선왕조실록을 토대로 음력 9월 29일로 날짜를 잡았고
이름도 ‘가갸날’로 정했었다고 한다.
(한글을 처음 배울 때 읽게 되는 두 글자에서 따온 것이다.)
그런데 1940년 훈민정음해례본(원본)이 발견되면서
지금의 날짜로 바뀌어 기념하고 있다.
요즘 특히 글자를 줄여 쓰거나 외국어와 섞어 쓰는 등
글자 오염 현상을 많이 보는데 오늘만큼은
조금은 자제하여 기념일의 취지를 잘 살렸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한글만큼 우수한 언어는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세계로 뻣어나가며 지속 그 우수성을
알리는 언어가 되었으면 좋겠다.
공유일이다 보니 아메바는 아침 일찍 친구들과
에버랜드로 놀러 떠났다.
아침에 준비한다고 부산을 얼마다 떨던지
4시에 어렵게 든 잠이 6시 30분에 깨었다.
아메바를 보내고 잠시 잠이 들었는데 악몽이 어어져서
그냥 일어났다. 여전히 무기력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는데
박여사가 아웃렛에 아버지 생신 선물을 사러 가자고 한다.
맞다. 벌써 다음주가 생신이다.
준비를 하고 차를 몰아 고속도로에 올랐다.
휴일인데 생각보다 고속도로가 한산한다.
뭉게구름 가득한 하늘은 높았고
달리는 차를 통해 전달되는 시원한 공기가 좋았다.
역시 그래도 나오니 좀 괜찮아진다.
아웃렛에 도착하니 차가 거의 만석이다.
그럼 그렇지 휴일인데...
숨이 턱 막혔다... 공황장애인가?
이상하게 사람들 많은데도 싫었는데
이것이 이유였나?
잠시 그런 생각을 하는데 바로 운 좋게 자리가 나서
주차를 하고 매장으로 올라갔다.
세일을 많이 한다.
급속한 계절의 변화도 한몫했겠지만
경기가 안 좋으니 숫자는 채워야 하고
눈물의 세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등산복 브랜드는 가격거품이 좀 많이 빠진 듯하다
물론 내 기준으로는 아직도 50% 더 빠져야 한다.
골프 의류는 80%는 빠져야 정상이고..
몇 해 전 젊은 층의 소비파워가 강해지면서
젊은 층들을 겨냥하는 전략으로 수정을 많이 했는데
최근 그들의 소비행태가 보여주기에서 실속으로 바뀌면서
등산도 골프도 인구자체가 많이 줄었다.
판매는 해야 하니 각격을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나라가 이모양인데...
그분은...
참..
선물을 빠르게 사고 에버랜드로 이동 아메바를 픽업했다.
친구들은 폐장 시까지 논다고 하는데
자신만 학원 때문에 같이 못 놀아 내심 아쉬워했다.
그런데 할 일이 있으면 그것이 우선이다.
그런 규칙은 명확히 알려주고 싶었다.
지금 시간 12시 43분 내일 학원 숙제도 다 하기로 약속했기에
피곤할 테지만 졸면서 옆자리에서 하고 있다.
이런 것은 꼭 몸으로 채득 해야 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아메바를 학원에 내려주고 체육관으로 향한다.
요즘은 매일 온몸에 통증을 달고 산다
그래서 쉬고 싶다.
하지만 무기력해지지 않기 위해 오늘도 운동을 한다.
시작할 때는 통증도 심하고 고통스럽지만
땀이 나면서 몸이 이완되고 통증도 사라진다.
눈물이 슬픔의 진통제인 것처럼
운동은 통증에 약이 된다.
그리고 체육관에서 나오자마자 박여사를 만나 산책을 한다.
뚜렷한 목적지 없이 서현 쪽으로 걸었다.
걷다가 발견한 포장마차에서 어묵이랑 순대도 한 접시하고
조금 더 걷다 보니 수내까지 걸었다.
그리고 내친김에 아메바가 있는 정자까지 걸어갔다.
이후 커피를 한잔 마시며 아베바를 기다렸다가
다시 함께 수내까지 걸어가서 버스를 잠시 타고 돌아왔다.
그다지 힘들지 않았는데 쌀쌀한 밤공기 쏘이면서 걸으니
잡생각도 안 나고 좋다.
그리고 옆에는 발맞추어 걷는 사람이 있다.
그것만으로 무기력을 떨쳐버릴 이유가 충분하다.
몸을 움직여 걸으니 무기력이 해소되는 것만 같다.
그러니 뭔가 이상한 기운이 덮치면 걸어보자.
나처럼 어느 날 문득 무기력함이 덮칠 수 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찾아온 이 감정은
마치 무거운 담요처럼 사람을 짓누른다.
더 이상 그 어떤 것에도 집중할 수 없었고
머릿속은 텅 빈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순간에
자의든 타의던 몸을 움직여 밖으로 나가 몸을 움직여 본다.
문을 열고 나서자마자 신선한 공기가 나를 맞이한다.
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기분을 조금씩 전환시켜 준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주변을 둘러본다.
나무들은 서서히 붉고 노란 잎들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길가에는 낙엽이 제법 쌓여가고 있었다.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죽어있는 낙엽이 멈춰있는 감각들을 깨워낸다.
걷는 동안 많은 생각을 정리한다.
복잡했던 문제들이 조금씩 풀리는 느낌도 있다.
걷기는 단순한 신체 활동이 아니라 마음의 휴식이기도 했다.
자연 속에서 걷는 것은 그 자체로 위로가 된다.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 새들의 지저귐,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들.
어둠 가득한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활기차게 살아 움직이고 있는 그것들을 통해
무기력함을 조금씩 밀어내고 있었다.
늘 가던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공원에 도착한다.
걸음을 천천히 하여 잠시 쉬며 주변을 둘러보면 걷는다.
아이들은 뛰어놀고 있었고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들도 보였다.
그들의 웃음소리와 활기찬 모습이
나에게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준다.
다음 옮긴 발걸음은 조금 더 가볍다.
걷기는 나에게 단순한 운동 이상의 의미를 주고 있다.
그것은 나를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작은 발걸음이었다.
앞으로도 무기력함이 찾아올 때마다 나는 밖으로 나가 걸을 것이다.
그 작은 발걸음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을 믿으며.
그러니 무기력한가 그러면 나가서 걸어보라.
잃어버린 내가 조금씩 돌아올 것이다.
휴일이 모두 행복했길 빌어본다.
휴일이 끝나면서 올해가 82일 남았다.
마음이 조금씩 급해진다.
올해는 어떻게 마무리할 것이며
내년에는 어떤 계획으로 살아갈 것인가?
하지만 조급해한다고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여유를 가지고 잘 정리하고 잘 설계해 가자
누구의 것도 아니 각자 자신의 인생이고
소중한 시간이다.
내일 새롭게 시작할 하루도 환상적이길 기대해 본다.
내일은 조금 더 무기력에서 해제되길 바라며
좋은 꿈을 꾸며 잠들길 기대해 본다.
모든 그대들의 인생에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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