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속의 휴일
석가탄신일이자 스승의 날이다.
이전에는 스승의 날 챙길 사람도 많고
생각나는 분들도 많았는데 이것도 모두 옛날이야기이다.
이제는 아이의 선생님들 챙기는데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시간을 쓰는 것 같다.
석가탄신일 (부처님 오신 날) 역시 큰 의미가 없다
종교가 없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종교를 가져본 적이 없기에
오늘이나 크리스마스나 나에게는 그냥 휴일이었고 지금도 물론 그렇다.
그래서 종교에 대한 선입견이나 호불호도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날만되면 엄청난 불심이나 있는 듯
또는 대단히 독실할 크리스천인 것처럼
사찰행사나 교회와 성당을 찾아 표구걸하고
인기 좀 얻으려는 정치인들을 보고 있으면 참 속이 매쓰껍다.
https://v.daum.net/v/20240515195215934
여야를 막론하고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본인 종교가 있을 것이고 스스로 믿음을 가지면 될 것이지
믿음도 없으며 사진 영상 찍히러 가는 사람들이나
또 그걸 찍어서 이슈화하겠다는 언론도 참 신물이 난다.
이런 보여주기 체면치레식 세상이 언제쯤 정상이 되려는지
다니려면 그냥 조용하게 티 안 나게 좀 하던가
동네에도 사찰이 있을 것이고 교회도 성당도 있는데
꼭 사람 많은 곳만 찾아다니는 불나방 같은 이들.
불나방은 밝은데 찾아다니다가 결국은 불에 타서 죽더라..
인기 오르고 표만 된다면 사족을 못쓰는 이런 부류들이
언제까지 나라의 중심이 돼야 할지 참 박복한 나라에 산다.
하긴 또 안 오면 안 온다고 지랄하고
오면 또 왜 왔냐고 지랄하며
저쪽은 가면서 이쪽은 왜 안 오냐
무시하냐 등등 종교인 같지도 않은 사람들도 있고
남일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는 부류들 덕분에
정치인들도 참 3D 업종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종교행사를 떠나서 본인들이 행사에 가주면 모두 좋아하고
엄청나게 영광스럽게 생각할 거라 착각하는데
남의 행사에 높은 사람이 손님으로 가면
행사준비에 정말 많은 사람이 고생을 엄청나게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리더의 기본이다. 낄낄 빠빠
꼭 필요한 자리가 아니면 지갑만 열고
자리를 피할 줄도 알고
가야하는지 가지 말아야 하는지를 좀 구별 할 줄 알아야한다.
그저 틈만 나면 얼굴 들이밀려다
결국 미움받고 그 미움들이 쌓여 스스로 무너지는 사례가 너무도 많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뭐든 적당하고 정상적이었으면 좋겠다.
나도 그랬던 것 같다.
회식자리 워크숍자리 2차 자리
늦게라도 합류해서 술이라도 한잔씩 따라주고
덕담이랍시고 몇 마디 떠들면 박수도 쳐주고
웃어주고 하니 정말 좋아하는 줄 알았다.
같이 가자고 하니 정말 함께하고 싶어 하는 줄 알았고
다음에 또 보자고 하니 즐거웠던 걸로 착각했다.
이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가?
머리가 가장 위에 위치하고
발이 가장 아래 있는 이유가 있다.
먼저 생각하고 발을 움직이라는 이유에서다.
꼭 가야 할 이유가 없다면 삼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어떤 자리는 어떤 모임은
참석하지 않음으로써 더욱 빛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진리를 모르고 정말 오랜 시간을 보냈다.
주위분들이 얼마나 불편하고 싫었을지 생각하면
정말 미안하고 부끄럽다.
나이를 먹으면 입을 다물고 지갑을 열라고 하지 않던가
리더의 자리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끼려 하지 말고 말하려 하지 말고 지갑을 열자
개저씨보다는 센스 있고 감각 있는 상사가 더 좋지 않겠는가?
여하튼 눈치 좀 챙기고 살아야겠다.
요즘 디즈니 플러스의 쇼군을 보고 있는데 오랜만에 보는 수작이다.
평소 루틴을 마치면 보통 1시간 넘기에
하루 한편씩 보고 있는데 오늘은 휴일이라 어제는 좀 늦게까지 몇 편을 봤다.
휴일이기에 외부활동을 좀 하려고 했는데 비바람을 동반한 비소식이 있어
새벽에 잠들어 늦잠을 자고자 하는 플랜이었다.
그런데 웬걸아침에 눈을 떴는데 밝다. 비가 안 온다.
급히 일어나 맑을 때 뭐라도 하고 싶어 가족들과 명동으로 향했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고 날씨는 비교적 쌀쌀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부처님 오신 날 명동성당에 갔다.
크리스마스에는 사찰에 가야겠다.
꼭 사람 붐비는 장소를 찾아다닐 필요는 없지 않은가 ㅎ
당장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처럼 잔뜩 흐렸는데도
명동에는 사람이 많았다.
역시 대한민국 관광의 중심이 이다.
흐린 하늘과 어우러진 명동성당의 첨탑은
뭔가 성스러운 느낌을 물씬 주고 있었다
성당 기념품 샵에 들려서 예수님 장식을 하나 샀다.
지금 책상에 부처님상이 하나 있는데
예수님상도 모셨으니 성모마리아 상만 하나 더 모시면 될 것 같다.
종교는 없지만 뭔가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고
멍하니 생각하기에 참 좋은 구실이 된다.
피어싱샵에 들러 주니어 액세서리도 좀 샀다
사내놈이 이런데 관심이 많다.
이런 말도 좀 꼰대스러운가?
그리고 단골 옷가게에 들러 옷도 좀 샀고
늘 가는 명동교자 본점에서 칼국수랑 만두도 먹고
노점에서 닭꼬치도 하나 먹었다.
명동교자는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휴일이라 그런지 줄이 길었다.
하지만 기다렸다 먹는 보람이 있다.
먹구름이 가득하여 비가 안 오는 것이 이상하던 하늘에서
일정을 거의 끝내고 나니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빠르게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해 귀갓길에 올랐다.
아메바가 버스 타는 걸 좋아해서 이동거리가 좀 있을 때는 버스를 탄다
동네에서는 걷고 이동할 때는 버스를 타니.. 차를 잘 안 쓰게 된다.
돌아오는 버스에 오르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정말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여하튼 아침부터 바쁘게 시작했던 일정은
큰 비가 내리기 전에 잘 마무리되었다.
바쁘게 즉석으로 무계획하에 진행된 휴일일정이지만
나름 성공적이었다.
예전에는 휴일이 비가 오면 무조건 전을 부치고
막걸리를 마셨는데 이 또한 추억이다.
이렇게 함께 무엇인가를 하니 더 보람되고
추억에도 남을 것 같다.
또 금주가 하루 추가되었고
충만한 하루를 보내었다.
모든 이들에게 부처님의 자비가 가득하길 기원하며
다시 시작될 새로운 하루의 건투를 빈다.
평안한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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