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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130일 완결)

2024년 5월 25일, 금주 146일째, 최고의 힐링은 자연이다.

by SSODANIST 2024.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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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주말이다.

얼핏 뉴스를 봤을 때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전국이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다행히 습도가 높지 않아서 끈적이는 날씨는 아니었다.

 

주말인데 오랜만에 아메바가 일정이 없어서

루틴대로 생활하지 않고 자유롭게 보내보았다.

중학교를 가더니 미래에 대한 고민이 생겼는지

갑자기 미술을 하고 싶다고 하여

아침 일찍 미술학원에 상담을 다녀왔다.

모든 학생들이 대학가려고 공부를 하는데

우리 아메바 까지 그 틈에 끼어서 같이 경쟁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사회에 구성원으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기여하며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했으면 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미술은 진정한 종합 예술이라 생각한다.

다빈치나 미겔란젤로 역시 그들의 직업이

단순히 위대한 직업 화가가 아닌 

조각, 발명, 건축, 해부학, 지리학, 음악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있어 탁월한 결과를 만들어낸 사람들이었다.

그렇기에 생각도 더 깊게 하고 사고를 더 넓게 해야 하는데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다.

 

그러나 의문이 들기에 해보라고 했다.

결과도 과정도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가고 싶은 길을 걸어봐야 하고

오르고 싶은 산은 올라봐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걸어봐야 길을 알게 되고

올라봐야 힘듬도 알게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은 경험으로부터 시작해서

배움으로 진행되고 실행으로 끝이 난다.

어떤 길이든 막지 않고 단념 시키지 않고

걸어보게 하려고 한다.

뭐든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응원할 것이다.

 

상담을 다녀오는 길에 동네 칼국수 집에 들렀다.

크지 않은 상가 지하에 있는 그야말로 동네 칼국수 집이다.

화려하지도 세련되지도 그렇다고 

뭔가 풍기는 맛집의 이미지도 없다.

상가 이름이 돌고래상가이고

칼국수집 이름은 '돌고래 손 칼국수'이다.

정말 별 기대 없이 전여자친구의 추천으로 방문했는데

정말 딱 내 스타일이었다.

메뉴도 칼국수 수제비 섞어서로 아주 단출하다.

뭔가 고수의 향기가 풍겼다.

원래 칼국수랑 수제비를 좋아하기도 하고

수제비는 약간 쏘울푸트 같은 느낌이라

좀 가리는 편이고 평가가 냉정한데

오늘 먹어본 칼제비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함께 나온 겉절이 김치가 처음에는 좀 싱거운 느낌이었는데

함께 먹는 칼제비와 너무도 기가 막히게 잘 어울렸다.

면도 수제비도 직접 만드는지 모양도 두께도 들쑥날쑥인데

정말 식감도 좋고 무엇보다 육수가 정말 일품이었다.

다 먹고 나오다 보니 옆에서 면을 만드는 공간이 따로 있었다.

 

예전에 용인 구성에 '모내는 날 국수집'이라는 

단골 가게에 수제비를 자주 먹으러 들렀었는데 

비슷한 느낌은 아니지만 다른 매력의 단골집을 찾은 느낌이다.

자주가게 될 것 같다. 분당에 산다면 적극추천한다. 

모내는날 국수집도 충분히 매력이 있으니

지나가는 일이 있으면 들러서 먹어보면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칼국수, 칼제비, 비빔국수, 잔칫국수 모두 맛있다.

 

https://place.map.kakao.com/15974573?referrer=daumsearch_local

 

모내는날 국수집

경기 용인시 기흥구 구성로39번길 3 리딩프라자 117호 (마북동 331-1)

place.map.kakao.com

 

그렇게 점심을 먹고 동네를 한 바퀴 걸었다.

31에서 아이스크림도 좀 구입하고 로또도 사고 다이소도 들렀다.

아이스크림은 아메바 몫이고

다이소는 전여자친구 볼일이다.

난 로또를 매주 산다.

술도 담배도 군것질도 안 하는 내가

유일하게 하는 취미생활이다.

3등도 4등도 되어 봤으니 나름 괜찮은 취미이다.

 

걷는 옆으로 건물의 담장들마다 장미가 한창이었다.

그러고 보니 벌써 6월에 가까이 와 있었다.

장미가 만개할 시즌이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향도 좋고 보기도 좋고 사랑의 꽃인 만큼

주변을 화사하게 만드는 장미의 자태가 너무도 고왔다.

그렇게 동네를 한 바퀴 돌며 산책을 하고

꽃도 보고 새소리도 들으며 충분한 힐링을 하고 돌아왔다.

 

문득 집안에서 키우다가 상태가 안 좋아져서

밖으로 내놓았던 화분이 생각이 났다.

그런데 역시 자연 속에서 자라더니

죽어가던 잎은 생기를 찾았고

없어졌던 꽃봉오리가 다시 생겨서 꽃을 피우고 있었다.

역시 뭔가 인위적인 환경보다는 자연 그대로가 좋은 것 같다.

빨리 이 시멘트 장벽을 벗어나 땅과 산과 흙속에 살아가고 싶다.

그렇게 하고 싶은 걸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서 하려면

지금 더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 함정이다. ^^;;

 

오늘하루 이렇게 자연의 신비와 감사함을 느끼고

그 사이사이 힐링을 충분히 하면 보냈다.

저기압일 때 고기압(앞)으로라는 말이 있듯

마음과 머리에 힐링이 필요할 때는 당연히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하루였다.

 

불과 6개월 전이었다면

술타령부터 생각했을 것이다.

무엇을 안주로 하며

어떤 주종을 선택하고

누구와 함께

어디에 가서 마실 것인가?

사실 이것이 생각의 시작이고 끝이었다.

마치 사는 목적이 술 마시려는 사람인 것처럼

그러나 술말고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 많고

위와 장을 덜 축내고 두통과 숙취에 시달리지 않으면서도

마음을 다스리고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많은데

더는 무모한 짓을 하지 않겠다고 또 마음을 먹어본다.

 

또 이렇게 하루가 마무리된다.

생각도 많고 고민도 많고

작은 꽃하나에 위로받고 또 고민하고

그런 하루를 또 살아내었다.

 

살아가는 것은 정말  끝없는 고뇌의 연속인 것 같다.

매 순간마다 선택의 기로에 서서

무엇이 옳고 무엇은 그른 것인지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늘 고민에 빠지곤 한다.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이지만 그 고뇌 속에서도 우리는 배운다.

아픔을 통해 강해지고 실패를 통해 성장한다.

고뇌는 우리를 더 깊은 사유로 이끌고

더 넓은 세상 속을 찾아갈 나침반이 되어준다.
그러니 매일 눈뜨면 우리를 찾아올 여러 고뇌를 두려워하지 말자.

그것은 삶의 한 부분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증거이다.

흔들리며 피어나는 들꽃들처럼

고뇌 속에서도 피어나는 우리가 되자.

 

무념무상

편안한 저녁 되기 길 간절히 바란다.

내일은 행복한 날이 될 것이다.

모두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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