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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130일 완결)

2024년 9월 26일, 백수생활 68일째, 정해진 길보다 내가 가는길이 중요하다.

by SSODANIST 2024.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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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요일 추분이 벌써 지났는데

어제 낮에는 날씨가 제법 더웠다.

이때부터 차츰 밤이 길어져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추분이면 가을의 한중간인데 확실히 기후가 변했다.

 

https://youtu.be/4MU5ckQaJGs?si=_4Wbt5ZuvxXBjriB

자료: 유뷰트 요것봐라

[영상 10분 36초부터~~]

 

천문이라는 영화를 보면 세종대왕이 

당시 명나라 절기가 우리와 맞지 않아

농사짓는 일이 어려워 우리에 고유한

절기를 측정하고자 하는 부분이 나온다.

당연한 것이 시차도 한 시간이 나고

기후와 환경이 다른데 같은 절기를 

사용했다는 것이 난센스이다.

그런데 그 이후로 벌써 600년이 지났고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변해 가는데

기존과 같은 절기를 지속 사용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영화에 우리 고유의 절기를 만들자는 세종의 의견에

사대주의자들이 게거품을 물고 반대하는데

우리 국회에서도 서로 잘났다고 게거품 물지 말고

이런 실제적인 부분에 신경을 좀 쓰면 좋겠다.

정쟁 말고 민생이 본인들 할 일인 것을 오래전 잊은 것 같다.

세종대왕과 같이 국민만 생각하는 리더를 생전에 만날 수 있을까?

여하튼 1차 산업이 무너지면 국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데

중심을 잘 잡아가길 빈다.

 

다음 주는 최저기온이 10도 정도로 떨어진다는 예보다.

이제는 정말 긴 옷을 다시 꺼내야겠다.

 

일상은 평화롭다.

생활 패턴을 휴식기에서 평시로 전환했는데

역시 나는 아침형 인간이 맞다.

생기도 있고 살아있다는 느낌이 충만해진다.

퍼스널 컬러가 있듯 자신에게 맞는 활동시간이 분명 있다.

 

오전 5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공원을 거쳐 체육관으로 향한다.

아침운동을 나가시는 어르신들 몇 분을 제외하고는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 너무도 고요하다.

주변 아파트에도 불 켜진 집은 거의 없다.

새벽의 공기 일찍 일어난 새들의 울음소리

이 적막함이 너무도 좋다.

 

체육관에 1번으로 도착했다.

이게 뭐라고 기분이 좋다.

1등 2등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순간인데

대한민국에 태어나 무엇이든 순위로 재단하는

삶을 살아오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저런 멍청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먼저 왔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언제 왔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머무르는 시간 동안 얼마나 충실히

흘릴 땀을 흘렸는지가 중요하다.

인생살이도 똑같다.

얼마나 빨리 무엇을 하느냐 보다는

얼마나 충실히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며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

 

조용하던 체육관에 음악이 나오기 시작하고

몸이 서서히 적응하며 땀이 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한 시간 반 땀흘린후 찬물에 샤워를 한다.

이 순간을 무엇과 바꿀 수 있을까?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

공원 잣나무 아래 잣송이들이 한가득이다.

한두 개 보이더니 이제는 무더기로 떨어진다.

가을이 오는 것 같더니 갑자기 무르익었다.

곧 겨울이 올 것이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

어떻게 이 빠른 시간에 쫓기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살 수 있을까?

오늘 또 스스로 에게 질문을 해본다.

 

걷는 중 보도블록을 보는데

이상하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흰색만을 밟고 걸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누가 가이드 하지도 않았고 강제하지도 않았다.

우리 인생도 그렇다.

그 누구도 강제할 수 없다.

그렇기에 누군가가 살라는 데로

누군가가 옳다는 모습 그대로 살필요는 없다.

붉은색 블록을 밝는다고 죽지 않는다

떨어지지도 길을 잘못들 지도 않을 것이다.

그냥 가던 길을 갈 뿐이다.

삶 역시 같다.

잠시 쉬어간다고 옆길로 빠진다고

인생이 잘못되지는 않는다.

길을 걸어 목적지로 향하듯

촤중우돌 살아가지만 원하던 인생의 목적지로 가면 그뿐이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것을 정답이라 생각하지 말자

70억 명의 사람이 있다면 70억 개의 인생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고유함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집으로 돌아와 출근 시간에 맞춰서 

책상에 앉아 독서를 한다.

읽을 책도 읽고 싶은 책도 좋은 책도 너무도 많다.

책을 좋아하게 된 것은 정말 다행인 것 같다.

편협한 인간의 사고를 확장하는 최고의 툴이다.

오늘도 그렇게 책장을 넘기면 인생을 배운다.

 

오후에는 강남에서 약속이 있다.

버스를 타러 가는 길 가로수인 은행나무에서 수북이 떨어진

은행에서 역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왜 가로수를 은행나무로 심었을까?

예전에는 플라타너스와 수양버들이 많았는데

플라타너스는 너무 빨리 자라고 시야를 가린다는 이유에서

수양버들은 홀씨를 날려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이유에서 

많이 퇴출되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은행나무가 차지했는데 이유는 이렇다.

1. 경관상 보기 좋다. 

2. 유해물질을 빨아들이는 '공기 정화 효과'가 좋다

3. 대기오염에 강하다.

4. 껍질이 두꺼워 화재와 병충해에 강하다

확실히 이점은 있는 것 같다.

그럼 열매가 안 달리는 수나무만 심으면 되지 않을까?

최근에는 기술 개발로 수나무 감정이 가능한데

예전에는 15년 이상 자라야 암수 구분이 가능했다고 한다.

그런 문제 때문에 최근에는 인위적으로 열매를 맺지 못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자연 질서에는 맞지 않다.

견뎌야지 별수 있겠는가? 이 또한 자연과 삶의 일부분이니

냄새 정말 지독하 기는 하다. ㅋ

 

삼성역 인근에는 강남 페스티벌이 한창이다.

이런 행사에 별로 관심이 없고

사람 붐비는 장소를 선호하지 않기에 

그냥 한번 둘러보고 약속 장소로 향한다.

오늘의 약속 장소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메뉴를 파는 상점이다.

 

https://naver.me/GUvDHpyL

 

아야진생태찌개 본점 : 네이버

방문자리뷰 551 · 블로그리뷰 207

m.place.naver.com

 

알만한 사람은 다 알만한 그 집

아야진 생태찌개 본점이다.

생태찌개를 주문하면 밥도 주는데

밑반찬으로 나온 오징어 젓갈과 같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생태찌개는 국물은 시원하고

내장이 맛있어서 늘 내장을 추가해 먹는다

소주병은 늘어가고... 해장을 하며 술 마시는 기분이다.

문어숙회랑 골뱅이 해물등도 있는데

그 또한 매력 있다.

특히 찬바람 부는 계절에 뜨끈한 국물은 최고다.

감사한 인연을 만나 두 손 가득 선물도 받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소주잔을 나누고

그렇게 하루가 마무리되었다.

 

아침형 인간으로 돌아와서

나름 꽉 찬 하루를 보냈고

그래서 감사한 것들이 많은 하루였다.

감사하고

돌아보고

반성하며

살아가자

 

오늘 하루도 모두 파이팅이다.

모두의 건투를 그리고 삶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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