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생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것을 순조롭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은지도 잘 모르겠다.
이제 3주차를 맞으며 루틴도 생겼으며
남는 시간 보내는 법을 조금씩 터득해 가고 있다.
그러나 날씨는 여전히 한증막이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흐르기에
제한적인 반경안에서 생활하고 있다.
주로 생활하는 공간은 역시나 도서관이다.
단순하게 에어컨 빵빵하니 피서용으로 가는 것은 아니고
자격증 공부도 해야 하고 읽어야 할 책도 제법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중이 잘되는 도서관을 찾고 있다.
평소에도 서점과 도서관 가는 것을 정말 좋하지만
정말 한여름에는 도서관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https://www.snlib.go.kr/bd/index.do
나름 도서관의 괜찮은 루틴도 생겼다.
우선 1층 모두의 서재에서 주간 잡지와 일간지를 읽는다.
그리고 좌석을 끊어 4층 열람실로 올라가 공부를 한다.
이후 머리를 식힐 겸 3층의 문헌정보실로 내려가 책을 좀 읽는다.
출출해지면 지하로 내려가 간식과 밥을 먹는다.
이후 공부와 독서를 병행하다
읽고 싶은 책을 빌려 집으로 온다.
주차비는 2시간 무료기 때문에 버스 타고 다시는 것과 비슷하다.
지하 일층에 구내식당과 편의점이 있는데
사장님 한분이 같이 운영하시는 것 같다.
식당 메뉴가 가격도 착하고 음식도 제법 퀄리티가 있다.
한강라면 기계도 있어 라면도 끓여 먹을 수 있다.
여름에는 도서관을 적극추천한다.
주말에도 운영하니 도서관 데이트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루틴 중 하나가
강남 버스 여행이다.
여행은 그냥 하는 말이고 백수가 됐는데도 약속이 지속이다.
그래서 평일은 거의 매일 버스를 타고 강남에 나가는 것 같다.
특히나 버스 노선덕에 매일 코엑스에 가고 있다.
금요일에도 오후에 약속이 있어 같은 루틴을 진행했데
아주 오랜만에 바람 아닌 바람을 맞았다.
엄연히 미팅 중 인사도 오셨기에 바람은 아니다.
나도 스타트업 사정 잘 아는지라
기존 미팅 잘하시라고 하고 돌아셨다.
다음에 맛있는 거 사달라고 하면 된다.
좋게 좋게 생각하면 된다.
덕분에 더운 날씨에 시원한 버스를 타고 왕복 두 시간 동안
더위걱정 없이 보냈으면 된 것 아닌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1964832&start=slayer
그리고 동시에 찾아온 또 하나의 행운
미팅이 진행될지 안될지 알 수 없어 코엑스를 배회하다
별마당도서관에서 우연히 강용수 철학자 님의 강연을 보게 되었다.
저서인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정말 감명 깊게 읽었는데
이렇게 우연히 저자의 북토크를 듣게 될 줄이야 ㅎ
매사 좋게 좋게 생각하면 이러한 행운도 찾아오는 것이다.
오늘 그 힘을 확실히 또 경험했다.
분명 바람은 맞았는데 기분 좋게 돌아왔다.
심지어 아주 소중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만나기로 했던 분은 미팅이 잘되었길 빌어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근처에 가족들이 있어 만나서 같이 들어가기로 했다.
아메바는 요즘 롤러장에 꽂혀 있다.
나름 중학생의 피서장소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원하고 음악 빵빵하고 ㅎ
나름 아이스하키선수하던 가락이 있어서
잘 타는 걸 보니 기분은 좋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롤러장이 거의 끝날 시간이었다.
롤러장이 서현 AK근처라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차를 안 가지고 나오니 또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경기 탓인지 금요일 저녁인데 서현역에 사람이 별로 없다.
정말 큰일은 큰일이다.
기초 경제가 잘 버텨줘야 경기가 무너지지 않을 텐데
벌써 여러 곳에서 위험신호가 포착된다.
나부터도 경기가 안 좋아지니 외식을 줄이게 되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할 것 아닌가?
아무쪼록 경기가 잘 버텨내기를 바라본다.
몇 바퀴를 돌며 불금 메뉴를 선정하던 우리는
결국 아메바의 입맛에 맞추어 또다시 치킨집에 들어갔다.
나의 금주로 거의 8달 만에 마주하는 패밀리 불금인데
치킨집에서 치맥이라니....
그래도 셋이 함께 하니 그걸로 좋은 것이다.
오랜만에 밖에서 맥주와 소주와 콜라로 건배를 하고
즐거운 주말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른 매장들은 한산한데
서현 보드람 치킨은 만석이었다.
오리지널 치킨이 맛있기는 했는데...
이 정도인가 싶었다.
동네 사랑방? 동네맛집? 이런 느낌인가?
뭐 치킨은 언제나 어디서나 진리니까 ㅎ
두어 병 마셨는데 기분 좋은 취기가 올랐다.
오랜만의 불금에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백수생활 3주 만에 모든 것이 조금은 단순해졌다.
가족 도서관 강남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정말 적응을 잘하는 것 같다.
3시간 후면 인천공항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잠이 오질 않는다.
백수가 쉬고는 있는데 피곤한 이유가 이런 것 때문인가 보다.
내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상해에 있을 예정이다.
또 쉬지 못하고 뭔가 하고 있겠지만
그래서 피곤하고 졸리겠지만
그럼에도 좋은 것만 생각하자
쉬는 것도 모두 마음먹기 나름이다.
오늘도 고생 많았다.
남은 휴일 최고의 하루가 되길 빌어본다.
더위와 싸우는 그대들의 건투를 빈다.
이겨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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