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하루 진땅 마셨더니 이틀이 지나가 버렸다.
역시 술을 다시 마시기 시작 한걸 후회했다.
그러나 또 술 마시며 이야기하는
술 마실 때만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성이 있다.
늘 그 감성에 취해 알코올에 취해
다음날 죽도록 고생을 하지만
마치 마약과 같이 사람을 이끄는
술자리의 매력은 정말 큰 유혹이다.
금요일 오전 05:30분경 잠이 들었다.
불면증이 시작된것도 이유이고
아주 재미있는 미니스리즈를 하나 발견해서 끝을 보았고
홀짝홀짝 위스키를 마시다 보니 아침이 돼서야 잠이 들었다.
백수의 특권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40o3rZoW8bk
아주 재미있는 드라마는
디즈니 플러스의 '폭군'이다.
악마를 보았다나 신세계와 같은 히트작을 만든
박훈정 감독의 작품인데
신세계 이후로 작품이 점점 내리막 아닌가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뻔한 스토리를 속도감 있고
담백하게 잘 풀어낸 것 같다.
4부작이라 당연 시즌 2가 나올 거라 생각되는데
성패는 그 이후에 평가해도 될 것 같다.
차승원의 연기도 늘 원툴인듯 하지만
그 원툴의 부족함을 연기력으로 눌러버리는 것 같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김선호라는 배우의 여러 얼굴을 볼 수 있는 것도 매력 포인트다.
4부작이라 유튜브 짤로도 내용 파악은 가능한데
그럼에도 처음부터 볼 것을 권한다.
위스키를 좋아한다.
특히나 싱글몰트를 좋아하는데
이놈의 술들이 가격이 사악하다.
코로나 이후로 점점 가격이 오르는 모양새다
그래서 중저가 블렌디드 몰트나 버번을 마셔보고 있는데
이 네이키드 몰트는 점점 매력이 높아진다.
맛도 향도 목 넘김도 어느 것 하나 빠지질 않는다.
빈자의 맥캘란이라고 불리는데
가성비로 따지면 비교할 대상이 아닌 것 같다.
5만 원대 가격으로 마실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인 것 같다.
배우 조달환 님의 유튜브를 보면 위스키 편이 나오는데
술에 진심인 이분의 설명을 한번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조달환 라이브 위스키 편 1-1]
https://youtu.be/oPPLC3rgQ_8?si=t7cz-CdtTeVgTyJR
[조달환 라이브 위스키 편 1-2]
https://youtu.be/L37njbhZjsQ?si=PGKBQiwHVRb70oCt
위스키를 홀짝거리며 드라마를 보다가
아침에 잠이 들었는데 그렇다고 오래 자지도 못했다.
5시간도 못 자고 일어나 멍한 기분으로 옷을 주섬주섬 입는다.
모자를 쓰고 이어폰을 꽂고 체육관을 향한다.
이렇게 버릇처럼 루틴을 만들어야 뭐든지 꾸준히 할 수 있다.
평생을 몸에 간직해 온 버릇을 이번에도 잘 만들어 보리라 다짐한다.
체육관으로 향하는 길이 늘 즐겁고 정겹다.
집 앞에 공원을 두고도 자주 못 걷는 것이 좀 아쉽다.
이제 날씨가 시원해졌으니
일주일에 2~3번은 꼭 걸어야겠다.
걷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는 것 같다.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님도 제자들이 고민상담을 해올 때면
종이게 적어보거나 걷고 난 다음에 이야기하자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 종이에 적다가 그리고 길 위를 걷다가
거의 모든 문제는 해결되었다고 말씀 주셨다.
많이 걷자 이건 다리 운동이 아니라 뇌의 생각운동이다.
그렇게 잠시 걸어 체육관에 도착했다.
퇴근시간 가면 사람이 붐벼 운동을 못할 정도인데
역시 낮시간에는 사람이 없다.
백수의 특권이다. ㅎ
시간을 충분히 사용하고 기구도 여유 있게 사용하며
유산소를 시작으로 쇠질을 좀 하고
마지막으로 인클라인크레드밀로 마무리한다.
역시나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어질어질 하지만 기분 좋은 느낌이다.
이 기분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몸에 저장해야 한다.
그래야 저항이 없다.
그렇게 익숙해지는 것이다.
저녁에는 술 약속이 있었다.
힘든 시간을 함께 보내온 전 직장의 전우들과의 모임이다.
익숙한 장소에서 익숙한 사람들과 만나
소주를 거의 부어 넣듯이 마셨다.
막내는 1차 끝자락부터 옆에서 졸고 있다.
조는 게 아니라 거의 숙면을 취한 듯한다.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추억하기도 했고
분노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응원이었고
모두의 미래가 성공적이길 기원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될 것이다.
어제 갔던 고깃집인데
삼성역 근처에 가면 한번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돈주남'이라 불리며 정확한 명칭은 '돈 주는 남자'이다.
마포에 본점이 있고 삼성동에 분점이 하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드라이에이징 돼지고기 전문점인데
꼭 마무리로 매생이 너구리를 먹길 바란다.
이거 안 먹으면 50%는 놓친 것이다.
계란찜도 맛있다.
그리고 2차로 옆에 맥주 전문점 베이비기네스도 괜찮고
바로 앞에 양평해장국도 괜찮다.
술 마시기 좋은 조합들이 있다.
덕분에 토요일 오전 아메바 픽업은 박여사가 전담했다.
미안해서라도 술을 다시 끊을까 잠시 생각했다.
아.. 술은 해롭다.
숙취 없이 마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긴 취하면 숙취가 있는 것이고
숙취가 없으면 취하지 않고
취하지 않으면 또 재미가 없겠지
멋스럽게 마셔야 하는 게
마실 때마다 취하는 것도 별로 멋없는 것 같다.
오후에 잠심 짬이 나서
볼링장을 찾았다.
정말 백만 년 만에 가본 것 같다.
배운 적도 없고
점수가 어떻게 계산이 되는지 모르지만
그냥 가족들이랑 웃고 즐길 수 있으니 만족한다.
특히나 볼링공이 볼링핀을 쓰러뜨릴 때 그 소리가
너무나 쾌감 있다.
정말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것 같다.
그렇게 잠시 운동을 즐기고 미용실을 들렀다.
예전에는 각자 다른 날 갔는데
요즘은 웬만하면 셋이 같이 다닌다.
날이 선선해져서 다시 머리를 기르기로 했다.
얼마나 기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한동안은 또 까까머리는 안녕이다.
미용실에 다녀온 후 저녁을 먹고 들어왔다.
박여사는 회를 원했고
아메바는 냉삼을 원했다.
나는 뭐 사실 배가 고파서 아무거나 괜찮았다.
나는 심판이다.
둘 중에 누군가 편들면 안 되기에
둘이 합의를 하길 원했고
박여사가 양보하여 냉삼을 먹었는데
역시 아는 맛이 무서운 법
정말 모자랄 것 하나 없는 메뉴선택이다.
다만 운전 때문에 소주 한잔 못 곁들인 것이 내심 아쉽지만
그럼에도 이것이 행복이다.
박여사가 그랬다. 행복이 다른 게 아니라고
맞다.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 먹으며 즐거운 시간 보내는 것
이 작은 것이 바로 행복이다.
뭔가 거창한 것을 쫒다 보면
평생 쫒아도 도달하지 못한다.
그저 작은 것에 행복해하고 감사하면 된다.
이렇게 토요일이 마무리되고 있다.
풀벌레 소리가 부쩍 커졌다.
오늘은 절기상으로 백로다.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한다.
아직 이슬이 맺힐 정도는 아니지만
그 시기가 머지않았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벌써 가을의 세 번째 절기가 지나고 있다.
미리미리 한 해를 정리하고 마무리하며 돌아보길 권한다.
11월 돼서 돌아보기 시작하면 늘 늦다.
매일 돌아보고 매일 미래를 그려봐야 한다.
그것이 오늘을 잘 살아내는 방법이다.
오늘 하루도 모두 고생만 앗다.
하루 더 남은 휴일 편안하고 평안하길 빈다.
그대들의 매일을 격하게 응원하며
그 인생의 건투를 빈다.
잘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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