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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130일 완결)

2024년 8월 22일, 백수생활 33일째, 14번째 절기 처서, 조금은 시원해졌다.

by SSODANIST 2024.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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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_이데일리

태풍의 영향 때문인지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했다.

하늘 한 쪽은 파랗게 맑아 있는데

한쪽에서는 비가 무섭게 쏟아지기도 하고

또 어떨때는 부슬부슬 봄비처럼 내리기도 했다.

 

새벽인 지금은 비가 완전히 그쳤고 오랜만에

선풍기도 에어컨도 없이 시원한 바람을 창문을 통해

외부에서 맞으면 글을 쓰고 있다.

현재기온 25도 정말 오랜만에 보는 기온이고

오랜만에 느낄수 있는 날씨다.

오늘은 귀뚜라미 소리마저 정겹다.

더울 때는 극히 짜증 났는데...

역시 사람은 기분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그래서 이 기분은 컨트롤 잘해야 한다고 하는 것 같다.

 

이상하게 오늘은 매미우는 소리가 전혀 안 들린다.

여름은 절정은 끝난 모양이다.

풀벌레 소리 요란하고

가끔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릴뿐이다.

정말 가을이 오는 것 같다.

기쁘다.

진심이다.

사람이 살 수 있는 날씨가 된다니...

 

오늘은 절기상 처서다.

처서(處暑)는 24 절기 가운데 열네 번째 절기로 입추와 백로의 사이에 있다. 

양력으로 8월 22일 내지 8월 23일경으로

점성술에서는 처녀자리가 시작되는 날이다.

한자론 멈출 '처(處)'에 더울 '서(暑)'다. '더위가 그친다'는 의미다.


예전부터 처서 매직이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분명 오늘은 시원했다.

언론에서는 "처서 매직 따위는 없었다"

역시나 사우나 더위라고 써대고 있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어제를 기점으로 저녁 날씨는 분명 시원해졌다.

기자들은 대체 뭘 보고 느끼고 기사를 쓰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기온이 증명하고 몸이 증명하는데

 

https://v.daum.net/v/20240821203301551

 

“입추는 배신해도 처서는 마법이라더니”...올해는 어림없이 ‘습식사우나’

‘입추(立秋)는 배신해도 처서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여름 내내 덥다가도 처서만 되면 시원해진다는 뜻인데 올해는 어림도 없어 보인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처서인 22일 낮 최고

v.daum.net

 

매일 경제 신문사 근처만 습식 싸우나였나 보다.

정말 언론.... 하... 지긋지긋하다.

연합이 쓰면 받아 적고

와이티엔이 쓰면 복사하고..

왜 이러는 걸까?

검찰만큼 시급한 데가 언론인듯하다.

 

  • 더 인플루언서라는 프로에서 누가 우승을 했고 뭘 잘못해서 상금을 주네 안주네 하는데
    나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왜 기획하고 제작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
    궁금해서 봤는데 공감이 전혀 되지 않았다.
    뭐 내가 꼰대라 그럴 수도 있겠으나
    관종대회가 공개적으로 열리고 돈까지 주고..
    참세상이 많이도 변했다.
  • 연결해서 인플루언서 흉내를 내며 제법 많은 팔로워가 있었던
    건달출신 유튜버가 마약혐의로 구속됐다.
    과연 순기능만 있다고 할 수 있을까?
  • 한때 큰 물의를 일으키고 면죄부를 받았던 한 연예인이 결혼한다는 기사다.
    결혼은 축하할 일인데 뭐가 그리 당당할까?
    창피하지 않을까?
    역시 매스컴 타려면 얼굴 두꺼운 건 기본인 듯하다.
  • 14시에 민방위 훈련이 있었다.
    이것도 분명 인력이 들어가고 자금이 소요될 텐데
    난 이 행위의 실효성을 모르겠다.
    차라리 내 위치 가장 가까운 곳에 대피소를 알리는 퀴즈대회를 온라인으로 열고 상품과 상금을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 아닐까?
    왜 아무것도 아닌 일을 예전부터 해왔다는 명분으로 계속하는지 모르겠다.
    하긴 이것도 담당이 있고 하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겠지....
  • 부천의 한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다고 한다.
    부디 더 많은 희생이 발생하지 않길 빈다.
    스프링클러도 없었고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분들도 사고를 당하셨다고 한다.
    분명 문제가 있는데 또 그냥 지나갈 것인가?
  • 이혼 및 돌싱 관련 프로가 제법 많은데
    뭔 자랑이라고 나와서 얼굴을 파는지 이해가 안 된다.
    예전처럼 숨길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 국민 앞에 자랑할 일은 또 아니지 않나?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더 자극적인 것을 찾아야 하겠지만
    그것이 꼭 인륜지대사인 결혼이어야 했을까?
    그래서 난 사실 돌싱, 이혼 재혼 이런 류의 프로들은 다 없어졌으면 한다.

사진_대한수면학회

 

오늘 오전에는 이상하게 졸음이 쏟아졌다.

그냥 자고 싶었다.

그래서 오전 늦게까지 누워있었다.

백수라 좋은 점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02시가 넘었는데 잠이 안 온다.

어제도 새벽 5시가 다되어 잠이 든 것 같다.

불면증 치료까지 받은 사람으로서 잠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쉴 만큼 쉬었으니 불안증이 시작되는 것 같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할 것이며

누구와 할 것이며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 안 하는 척, 걱정 없는 척해보지만

내면은 요동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제는 이직이 아니라 인생 후반전이다.

그래서 더 걱정이고 고민이다.

그럼에도 잠은 자야 한다.

빨리 쓰고 잠을 청해야겠다.

 

오후에는 약속이 두 개 있어 또 코엑스로 향했다.

우편물 보낼 것이 있어 우선 코엑스 우체국에서 등기를 보내려고 했는데

마감시간이 걸려서 대기가 앞에 30명이 넘게 있었다.

내가 448번이었는데 410번대 콜 울리는 것을 보고 나왔다.

내일까지 보내주기로 했는데...

연락을 해서 내일 중으로 퀵으로 보냈겠노라고 안심을 시킨 후

20분 거리의 미팅장소로 향했다.

 

보내야 할 서류는 사외이사 사임서..

정확하게는 기타 비상무이사 사임서였다.

전 회사의 등기이사이자 투자사의 사외이사를 몇 개 맡고 있었는데

퇴직한 지 한 달이 넘어가는데 한 군데 빼고는 액션이 없어

연락을 직접 해서 사임이사와 절차를 설명했다.

 

그리고 오늘을 마지막으로 사외이사 사임서는 마무리했다.

박여사가 섭섭하지 않냐고 물었다.

사실 섭섭한 것이 왜 없겠는가?

투자를 하고 애정을 가지고 사업을 돕고 치열하게 논의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럼에도 시원하다고 이야기했다.

이미 지난 일 섭섭해해야 무엇하겠는가?

인연이 되는 분들은 밖에서 사업을 도우면 그뿐이다.

꼭 내가 뭔가 연결되어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그렇게 시원하게 잊고 섭섭해 않기로 했다.

 

코엑스를 나와 삼성동 성당 근처의 미팅 장소까지 걸어야 하는데

봉은사를 거쳐서 가야 한다.

연 화분이 가득 놓인 봉은사가 무척이나 반가웠다.

종교는 없지만 사무실이 근처라 

심란하거나 답답하면 참 많이도 찾아갔는데

오랜만에 앞을 지날 수 있었다.

 

미팅이 끝나면 짬을 내어 한번 돌오보겠다고 생각하고

우선은 지나쳐갔다.

온도는 낮아졌는데 습도가 높아 엄청난 땀을 흘리며

미팅 장소까지 20여분 걸었다.

아직은 덥구나..

 

오늘 두 개의 미팅은 다음 행선지와 관련이 있다.

감사하게도 함께 꿈꾸기를 원하는 대표님들이 몇 분 계시고

또 주변에서 지속 소개를 해주시어

백수 생활을 참 바쁘게 이어가고 있다.

한 시간 좀 넘게 여러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갔던 길을 돌아 나오는 길 봉은사를 들렸다.

다음 약속시간까지 30분 정도 남았기에

조용히 자주 걷던 그 길을 걸어 보았다.

오늘따라 우독 운치 있다.

 

용어는 잘 모르겠으나

뭔가 행사가 크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았다.

연꽃도 한가득 연등도 한가득 이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렸으나 우산을 펴지 않았고

오랜만에 합장을 하고 향을 피우고 부처님께 기도를 했다.

가족과 지인들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나라의 안정

마지막으로 사회에 대한 나의 기여에 대해

조용히 원하는 봐를 이루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렇게 그 모든 것이 이루어지게 하겠노라고

다짐도 한번 해보았다.

 

 

봉은사는 언제 찾아도 참 좋다.

신구의 조화

도시와 사찰의 어우러짐

그리고 왠지 모를 안정감

사찰 가까이가 기운이 좋은 것 같다.

아니면 나와 기운이 잘 맞을 수고 있고.

오늘도 같은 느낌을 받고

마음의 안정을 가지고 돌아왔다.

 

미팅을 마치고 코엑스에서 잠시 더위를 식히고

뒤편 먹자골목의 약속장소로 향했다.

예전에도 몇 번 가본 적 있는 곳인데

좋아하는 메뉴다.

 

https://naver.me/57w88mtJ

 

전통백암순대국 삼성점 : 네이버

방문자리뷰 1,759 · 블로그리뷰 179

m.place.naver.com

 

예전에 사무실이 근처에 있을 때

국물에 소주가 생각나면 가끔 들르던 곳이었는데

오랜만에 방문했다.

순댓국은 어디서 먹어도 맛있는 것 같기는 하다.ㅋ

 

간단하게 순댓국을 시키고 수육을 한 접시 시켰다.

몸이 기억하는 맛이다.

금주할 때 술을 다시 마시게 되면

꼭 순댓국에 소주 한잔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이렇게 또 작은 버킷리스트를 하나 이루었다.

 

사실 순댓국은 가락시장에서 혼술 하며 먹는 순댓국을 가장 좋아한다.

맛은 선릉에 백암이 최고봉이기는 한데

사실 분위기와 스타일이 난 가락시장 쪽이다.

가락몰 3층에 24시 장터 순댓국이 있는데

여기가 진짜다.

머리 고기 수육, 미니족발....

풋고추와 된장

아 또 입맛이...

다음에 검색해 보면 음식점 평점이 좋기 힘든데.

이 집은 진짜다. ㅎ

쉴 때 한번 다녀왔야겠다.

 

https://place.map.kakao.com/1774893302

 

24시장터순대국

서울 송파구 양재대로 932 농수산물도매시장 가락몰 2관 3층 002-1호 (가락동 600)

place.map.kakao.com

 

그렇게 저녁을 먹으며 반주를 하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상대방이 나를 설득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80% 정도는 성공한 것 같다.

가슴에 불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인생 후반전을 이렇게 시작하여 

어떤 방향으로 끌로 갈지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다행이다.

아직도 열정과 뜨거움이 남아 있어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또 하루가 다 지나갔다.

내일은 벌써 또 다른 금요일이다.

하루만 더 고생하고 휴일을 즐겁게 맞이하길 빈다.

주의 마지막날의 건투를 빌며

돌아온 주말 잘 쉴 수 있기를 기원한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다.

잘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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