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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130일 완결)

2024년 8월 23~24일, 백수생활 35일째, 메멘토 모리

by SSODANIST 2024.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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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의 매직이 통한 것인지

날씨가 정말 시원해졌다.

뭐 '시원하다' 까지는 아닌데

올여름 더웠던 것에 비하면 시원하다는 것이다.

오해 하지 마라 아직 덥기는 덥지만

사막 한가운데 있다가

시원한 물 한잔 마신 느낌이랄까?

 

가장 큰 변화는 외부에 나갔다가 집에 들어오면

보일러 난방을 틀어놓고 나간 것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온 집안 바닥이 따뜻하다 못해 뜨거웠는데

(마치 온돌 30도를 맞춰놓은 느낌의 온도였다.)

이제는 더 이상 그런 느낌은 없다.

그냥 장판 아래는 차가운 시멘트가 들어 있는 그 느낌 그대로 전달이 된다.

 

현재기온 24.1도 

낮 최고 기온은 33도로 심지어 어제보다 1도 높았는데

12시경 밤의 기온은 오늘이 1도 이상 낮다.

일교차가 커지기 시작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풀벌레 소리가 점점 뚜렷해지는 것으로 보아

이제는 하늘이 높아지고 말도 사람도 살찌는 계절이 코앞이다.

쌀쌀해지다. 적당히 추워지고

입에서 입김이 살짝 날 때

소주 한잔 마시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개인적으로 난 늦가을 초겨울이 소주랑은 궁합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금주를 7개월 해봐야

마시기 시작하니 늘 술과 연관 짓는다.

술이 이렇게 무섭다. 또 반성을 해본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

반성하지 못할 후회를 하고 있다.

 

  • 교토국제고가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했다고 한다. 
    정말 기적에 가까운 일을 해낸 학생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이 타이밍에 일본은 또 혐한이다.
    이 무리들은 정말 같이 살기가 힘든 것들이다.
    무수한 지진과 해일을 쳐 맞길 간절히 기도한다. 
    그 무리를 떠받드는 코끼리가 또 숟가락을 살짝 올리는 모습이다.
    토착왜구들은 어떤 심정일까? 이럴 때는 이중국적?
  • 파월이 잭슨홀미팅에서 피벗의 신호를 줬는데 미국 지수가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2년 넘게 진행된 물가와의 전쟁은 마무리되었는데
    일반 시민들은 실제 물가가 진정된 것이라고 느낄지 궁금해진다.
    이제는 기조가 아니라 금리인하 속도가 핵심이 될터,
    과연 연착륙 할 수 있을까?
  • 간호사들도 총파업을 할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의료공백의 피로함이 당연할 것이라 생각이 든다.
    의사 간호사.... 그다음은? 당연히 국민이 피해를 입니다.
    정부는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일을 하지 않으려면 정권 내려놓고 내려오던지.
    언제까지 전정부탓하고 주변 깜 싸고 눈감고 귀 막고 하려는지....
    살다 살다 처음 본다.
    피로감이 좀 과하다는 느낌이 든다.

좋지 않은 소식들이 많은 요즘이다.

그래도 더위 하나는 해결되고 있지 않은가

힘들 내어보자.

 

처서의 매직을 알린 22일 아침의 비 오는 모습이다.

정말 중간이 없다.

한번 쏟아지면 무섭게 쏟아진다.

그런데 이번 비는 기분을 좋게 했다.

쏟아진 비는 뜨겁게 달구어진 대지를 식힐 것이고

그렇게 조금씩 온도가 떨어진 대지는

다시 생물이 활발하게 삶을 이어가는 터전이 되어줄 것이다.

우리는 다시 에어컨 없이도 생활 가능한 온도에 살게 되겠지

시간이 갈수록 

온난화 정말 무섭고 걱정된다.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지속 고민해 봐야겠다.

 

금요일에는 오후에 저녁 초대를 받아 김포까지 다녀왔다.

대중교통으로 김포까지는 정말 먼 거리였다.

다행히 초대해주신 분이 압구정에서 출발하신다기에

차에 실려서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다.

차가 테슬라 모델 Y였는데 신세계였다.

지속 발생하는 화재로 인해 전기차 별로였는데

테슬라는 그냥 전기차는 아니고 미래였다.

화재로 인한 부정적인 생각이 한순간 바뀌었다.

일론머스크는  분명 멋있는 사업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렇게 촌놈처럼 테슬라에 감탄하며

또 오토파일럿에 움찔움찔 불안해하며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가천린포크 김포점..

보이는 규모에 우선 압도되었다.

궁금해서 좀 찾아보니 연매출 200억이 넘는 기업이었다.

직접 농장과 계약하여 사육 생산하고

언양의 도축장에서 가공하여

직영점을 통해 유통판매하는 

완전한 사업 체인망을 가지고 있었다.

잘 안될 수가 없는 구조였다.

 

https://place.map.kakao.com/1611254366

 

가천린포크 김포점

경기 김포시 장릉로 66 지하1층, 1층 (풍무동 92-84)

place.map.kakao.com

 

 

그리고 특히나 외부나 내부 모두 조경 및 인테리어가 뛰어났다.

얼마나 신경을 써서 운영을 하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맛과 감성 모두 잡았다.

고풍스럽고 깨끗했으며

건물은 마치 고택이나 도성의 일부인 것처럼도 느껴졌다.

 

일단 유통 시간 짧고 간결하다 보니

고기는 신선하고 가격이 착했다.

마트 가격정도돼 보였고

심지어 어떤 것은 더 저렴해 보이는 것도 많았다.

가격보다는 고기 마블링이 좋았기에

일단 맛은 보장이 된다.  

 

저녁자리가 끝나고 다시 테슬라에 올라 

강남구청까지 와서 수인분당선을 타고

서현역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고

집에 도착했다.

꼬박 두 시간정도가 걸린 것 같다.

좋은 음식을 대접받고 많은 명함을 받았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말을 좀 줄여야 하는데 여전히 쉽지 않다.

이런 것도 학원에서 가르쳐주면 학원을 좀 다녀야 하나 ㅋ

어쨌든 좋은 분들을 만나 좋은 시간이었다.

 

토요일 아침이다.

제법 술을 많이 마셨는데 숙취가 없다.

그런데 잠이 엄청 많아졌다.

잠이 많아졌다기보다... 잠이 계속 온다.

마치 지난 몇 년 못잔잠을 다 자겠다는 듯..

몸이 마치 보상을 받아야겠다는 듯 

졸리다.

 

정말 그러고 싶을 때가 있다.

조용한 데 가서 자고 먹고 또 자고 

원하는 만큼 자고 나면 그만하고 싶어 질 때까지..

그런데 생각해 보면 머릿속에 생각이 없어야 휴식인데

머리속에 생각이 있는 한 그것은 불가능하다.

생각을 하고 멈추고 때로는 끊어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래야 오래 살수 있다.

 

필라테스박은 해장하라고

내가 좋아하는 김치찌개를 만들었다.

난 여태 내가 만두를 가장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김치찌개를 제일 좋아하는 것 같다.

주말아침 늦잠을 늘어지게 자고

가족과 맛있는 점심을 먹고

이런 게 여유고 행복이다.

아등바등 살지 말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뭐부터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의 시선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제일인 것 같다.

우리는 살아가며 과도하게 남을 의식한다.

그것만 없어져도 아등바등 사는 삶은 조금은 좋아질 것이다.

계속 궁리해 보자.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

어떻게 나의 인생을 오롯이 살 것인가?

 

오후에는 어김없이 도서관에 왔다.

좋아하는 책도 읽고 리뷰해야 하는 책도 읽어야 하고

적절하게 조정을 하고는 있는데

이것만 봐도 사람은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아야 한다.

읽고 싶은 책은 그냥 읽어진다.

내용에 빠지고 생각하고 상상한다.

읽어야만 하는 책은 읽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또한 물론 피가 되고 살이 되겠지만

주도적인 것과는 피의 농도와 살의 질감이 틀리리라 생각해 본다.

 

도서관을 나와 셋 모 두 미용실로 향했다.

나와 박여사는 커트를 하고

아메바는 파마를 했다.

뒤에서 보니 영락없는 구준표다.. 웃으면 안 되는데..

컬이 좀 과하다 싶어 반응이 궁금했는데

아니나 다른까 좀 과하게 말려서

걱정을 했다.

한번 감고 나면 풀린다고 걱정을 덜어주기는 했다.

좀 풀려야 할 텐데 ^^::

 

톨스토이의 최고의 작품으로 칭송받는 책

이반일리치의 죽음을 읽고 있다.

예전에 몇 번 시도를 했는데 끝을 못 봤다.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내용도 마음에 안와 닿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톨스토이 인생도 죽음과 가까웠던 탓일까?

죽음에 관한 내용들이 많았는데

이 작품에서 가장 잘 표현이 된 것 같다.

법조인 이반 일리치가 개과천선하여 평화롭게 죽는다.  이런 전개인데

결국은 메멘토모리를 표현한 작품인듯하다.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멀리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인생의 반쯤 오고 나니 이제 그것을 받아들여야 할 나이가 된탓인지

책의 내용에 심하게 몰입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죽음을 통해 인간을 본성을 들여다보는 통찰이 정말 매섭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래서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메멘토모리는 단순히 죽음을 두려워하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죽음을 인식함으로써 현재의 삶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라는 메시지리 생각한다.

우리는 언제나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실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게 된다.

메멘토모리를 기억하는 것은 일상 속 작은 변화로 시작할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며 오늘 하루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평소에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가족과의 대화, 친구와의 만남

그리고 자신을 위한 시간까지 모든 것이 소중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니 오늘부터라도 메멘토모리를 기억하고 살아보자.

 

글을 쓰는 사이 기온이 23도까지 떨어졌다.

일교차가 10도가 되었다.

일교차가 커지게 되면 면역력 이상이 올 수 있다.

모두 건강 잘 챙기길 바란다.

그래야 메멘토 모리도 기억할 수 있다.

 

내일은 일요일이다.

메멘토모리를 기억하며

가족 친구 그리고 지나가다 우연히 만나는 누군가와

행복한 인연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그대들의 하루하루의 건투를 빌며

앞으로의 모든 삶을 격하게 응원한다.

 

잘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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