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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130일 완결)

2024년 9월 21일, 백수생활 63일째, 용기가 필요하다.

by SSODANIST 2024.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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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비가 오더니 많이 선선 해 졌다.

내일 또 갑자기 뜨거워 질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완연한 초가을 날씨였다.

어제 새벽에는 춥다는 생각까지도 했다.

에어컨과 선풍기의 도움 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여전히 불면증과 씨름중이다.

뭐 고생까지는 아니고 그냥 그런 증상이 있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잠이 올 때까지 뭔가를 지속하고 있다.

어제는 통풍까지 겹쳐서 약을 한 움큼이나 먹었다.

그런데 좀 기분이 묘하다.

그냥 벌어진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마음을 먹으니

피곤하고 발도 아픈데 그다지 기분이 나쁘지 않다.

내가 컨트롤할 수도 없는 상황에 애쓰고 매달리는 것보다는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정신 건강과 몸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지속 이런 마인드로 살도록 애써야겠다.

 

아침에 아메바 학원을 데려다줘야 하는데

위스키를 몇 잔 마시고 아침에 잠이 들었더니 

입에서 술냄새가 났다.

박여사에게 부탁을 하고

내친김에 잠을 더 청했다.

예민해서 해가 떠있으면 잠을 잘 못 자는 편인데

지난 며칠 아침에 잠이 들었더니

피곤했는지 내 코 고는 소리에 내가 놀라며 잠을 청했다.

 

확실히 백수가 되고 걱정이 없으니

바이오 리듬도 깨지고 생활 패턴도 엉망이 되는 것 같다.

이런 생활은 딱 이번주까지만 하고

다음 주부터는 다시 아침형 인간으로 팬턴을 바꾸려고 한다.

루틴이 바뀌고 규칙 깨지니

주변이 온통 무질서하게 느껴지고

우선순위도 없이 기분대로 사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정말 혐오하는 기분이라

빠르게 벗어나야 할 것 같다.

심지어 이렇게 살다가는 삶이 망가질 것 같은 두려움도 있다.

두 달 조금 넘는 시간에 이런 위협을 느끼는 걸 보면

소속 감 없이 동떨어진 느낌이 굉장히 무서운 기분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의 욕구 단계에서도 비교적 높은 곳에 있는 것 같다.

 

어제 갑자기 정수기가 에러가 뜨면서 물이 안 나왔다.

센터에 전화하니 월요일 온다고 한다.

이유는 주말이니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약간 웃으면서 비아냥되는 말투다.

뭔가 뜨거운 것이 올라왔지만 참아본다.

내 잘못도 아니고 기계 잘 못인데

기계 문제라면 결국은 제조사 문제인 것이고

그럼 판매한 주체에 책임 있는 것이다.

찾아보니 필터 교체 후 있는 에러라고 하는데

지난주 기사분이 오셔서 필터를 교체했으니

문제의 소지는 더욱 확실해진다.

주말에 쉬는 것은 당연한 노동자 권리이다.

그런데 소비자가 불편해서는 안되는 것 아닐까?

돈을 더 벌고 싶은 AS 담당자가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반나절만 고장이 나도 정말 불편할 수도 있는 사안인데

심지어 인체에 가장 중요한 물 아닌가?

정수기 고장 난 기간 생수 사 먹는 비용은 보상해 주나?

그동안 받은 스트레스는?

고객센터가 정말 회사의 얼굴인데

회사얼굴에 이렇게 먹칠하다 보면

역사의 뒤안길로 곧 사라 잘 것이라 생각한다.

리스 렌털 시장이 지속 커지고 있는데

이제 이시장의 키는 AS 퀄리티가 좌우하리라 감히 예상해 본다.

시스템을 못 갖추겠으면 제품을 단순하게 만들어

소비자가 직접 점검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있다.

제발 안 되는 이유보다는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

 

오후에는 머리를 자르러

데일리 샷으로 주문한 위스키를 찾았다.

이상한 나라의 주류법 덕분에

 쌀로 만들거나 전통주로 구분이 안되면 배달이 안된다.

그래서 거점을 이용해서 배송을 하는 데일리샷을 가끔 이용한다.

술을 다시 마시기 시작하고 위스키를 취하기 않을 만큼

칵테일 지거를 이용해서 마시는데

가성비 좋고 데일리 위스키로 마실술을 찾아 앱을 통해 거점으로 주문한다.

비슷한 서비스가 많았는데 거의 사라지고 

여러 차례 업데이트를 통해 자리 잡고 살아남은 앱인데

나름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주문한 위스키는 50도짜리 블렌디드 위스키이다.

이름은 커티삭 프로히비션으로 3만 원도 안 되는 가격이다.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싱글몰트와 그레인을 아메리칸 셰리에서 숙성하고

여과 없이 완성한다.

과일과 초콜릿 풍미가 있고 목 넘김이 나쁘지 않기에

가성비 위스키로는 추천할 만하다.

소주에 비하면 가성비가 엉망이지만 ㅋ

그럼에도 괜찮은 위스키라 생각한다.

 

http://www.hasolfnb.co.kr/default/

 

제주 은희네 해장국

전문가 창업성공 상담,체계적인 점주교육, 인테리어 상담,점포분석 및 가맹계약까지

www.hasolfnb.co.kr

 

어제는 숙취가 심하여 속을 좀 달래주려고

배달앱을 통해 '제주 은희네 해장국'을 주문했다.

출장으로 제주도를 한 달에 두 번씩 방문하던 시절

밤늦게 까지 알코올로 성나게 한 속을 늘 아침 일찍

몸국이나 은희네 해장국으로 달랬었다.

특히나 숙소 및 공항과 가까이 있는 은희네 해장국은

비주얼부터 맛까지 정말 최고였다.

주차도 쉽지 않은 작은 골목에 있었는데

지금은 전국 프랜차이즈가 되어 어디서나 맛볼 수 있다.

물론 제주도의 해장국과는 다르다.

하지만 아쉬운 데로 그 맛을 느낄 수 있다.

 

박여사는 원래 잘 안 먹고 아메바가 조금 먹을 것을 생각해

2인분을 주문했는데 

아메바가 크고 있다는 것을 깜빡했다.

정말 맛있게 게눈 감추듯  그릇을 비워냈다.

그래서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

아메바가 좋아하고

박여사가 숙취로 고생 중이라

유명한 다른 해장국을 포장했다.

 

https://naver.me/Gw5E5rew

 

유치회관 분당직영점 : 네이버

방문자리뷰 4,681 · 블로그리뷰 920

m.place.naver.com

 

대왕판교로 도로변에 위치 한 유치회관인데

출퇴근하며 많이 지나쳤고

맛집이라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는데

구매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선지를 따로 담아 주는데 양은 푸짐했고

고기의 양도 상당했다.

포장 시 국만 준다. 반찬은 추가 비용이 있다.

얼갈이배추가 들어가 시원하고

뭔가 보양식을 먹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끔 포장해다가 먹어야겠다.

그림 _ 예스24

 

운전을 하며 고명환 님의 강의를 듣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정말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있는가?

내 삶에 진심이었던가?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

누군가에게 보이려 삶을 허비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이런 고민들을 하다 보니 결국 생각이 모이는 단어는 하나였다.

"용기"

바뀌고 변화하고 결단하고 포기할 용기

그 모든 것을 감내할 용기가 필요하다.

어쩌면 나는 용기 낼 자신이 없어 비겁하게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에 일히일비 하지 않을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를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선수들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최대한 노력은 하고 결과를 기다린다.

안되면 다음에 다시 도전하면 그뿐이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인생은 이어진다.

뭔가를 하는 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지만

결과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난 그저 뭔가를 시작할 용기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나갈 용기와

결과를 받아들일 용기.

그것이면 된다.

용기충만하게 살아가자.

 

토요일이 마무리되고 있다.

선선하니 따뜻한 차 한잔이 생각난다.

오늘 하루는 충실히 잘 살아내었는가 돌아본다.

그리고 내일은 또 하루 충실히 살겠노라고 다짐한다.

 

모두들 고생 많았다.

남은 휴일 최대한 편히 쉬고

좋은 일로 가득한 일상을 기원한다.

오늘도 그대들의 건투를 빈다.

 

잘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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